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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1일(목) ㅣ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짠돌이’ 김생민 데뷔 25년 만에 첫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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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음악은 1분 맛보기로 무료 감상”

“정신없이 바쁘면 돈 안 쓰게 돼”

웃음+교훈 절약 노하우 대방출

생계형 방송인→가장 핫한 스타

새 예능프로그램 MC로 캐스팅

종종 연예계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크게 주목받으며 스타로 떠오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소위 ‘인생 캐릭터’라고 불릴 만한 배역을 멋지게 소화해 주목받는 배우가 있고, 무명으로 활동하다 히트곡 하나로 인생 반전을 이뤄내는 가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생계형 방송인’으로 살아오던 인물이 갑자기 스타급으로 떠올라 이목을 집중시키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요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김생민의 성공이 특히 눈에 띈다. 20여 년 동안 시사`교양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지만 단 한 번도 스타 대열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던 연예인. 개그맨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콩트 무대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했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MBC ‘출발! 비디오 여행’과 KBS2 ‘연예가중계’의 ‘장기근속자’로 ‘출퇴근’하며 그저 가늘고 길게 살아가던 김생민이 요즘 데뷔 후 첫 전성기를 맞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이 화제

김생민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계기는 기대도 하지 않았던 인터넷 기반 방송 팟캐스트를 통해 마련됐다.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이란 팟캐스트 프로그램의 코너 ‘김생민의 영수증’이 화제가 돼 주목도가 급상승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연예계 대표 ‘짠돌이’로 유명한 김생민이 시청자들이 보내온 자기소개서와 한 달치 영수증 및 사연 등을 살펴보며 재무상담을 해주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돈은 안 쓰는 것’이란 캐치프레이즈하에 자신의 절약 노하우를 대방출했으며, 특유의 극단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교훈과 웃음을 동시에 주며 놀라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맘에 들지 않는 소비 습관에 대해 ‘스튜핏’(stupid)을 외치고, 알뜰한 면모가 드러나면 ‘그뤠잇’(great)이란 말로 칭찬한다. 과장된 발음의 ‘스튜핏’과 ‘그뤠잇’은 유행어로 떠올라 인파가 많은 곳에서 심심찮게 들려온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범상치 않은 인기와 함께 15분 분량의 프로그램으로 KBS에 정규 편성되기도 했다. 지상파 편성으로 한층 더 폭넓게 알려진 후 온-오프라인에서 김생민의 절약 노하우와 재무상담 내용이 짧은 영상과 글 형태로 퍼져 나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소위 ‘김생민 어록’으로 불리며 확산되고 있는 이 내용들은 듣는 순간 웃음을 유발할 정도로 재치가 넘친다. 커피값 지출이 심한 시청자의 사연에 “커피는 선배가 사줄 때 마시는 것”이란 해결책을, 결혼식 준비를 하며 네일숍에서 7만원을 썼다는 시청자의 영수증을 본 뒤에는 “결혼식장에서 신부의 손은 흰 장갑에, 발은 드레스에 가려 안 보인다”며 돈 들여 손톱, 발톱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음원 사이트에서 정기청취 결제를 한 시청자의 영수증을 보고는 “음악은 1분 미리듣기로 무료감상하면 된다. 절실함이 있다면 1분으로 충분하다”고 자린고비 못지않은 절약법을 알려준다. 그런가 하면 “바쁘면 돈을 안 쓰게 된다”며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열심히 일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재미’를 우선으로 하는 방송이라 장난기를 섞어 절약에 대한 해법을 내놓으며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돌려막으며 수입에 비해 과소비를 하고 있는 상당수의 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김생민 본인이 20대 시절부터 알뜰하게 아끼고 저축하며 억대 자산가로 성장한 인물이라 그가 전하는 절약 노하우에 듣는 이들의 귀가 솔깃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흔한 협찬 하나 받지 못하고 철 따라 같은 옷을 돌려 입으며 카메라 앞에 선 연예인, 아끼고 아끼되 인심을 잃지 않고 현 위치까지 올라온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어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 ‘생계형 방송인’으로 어언 20여 년

김생민의 데뷔연도는 1992년이다. KBS 특채 개그맨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는데, 사실 그 후로 김생민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거나 주목받을 만한 기회는 딱히 없었다. 개그맨으로 콩트 무대에 오르기도 했지만 직접 웃음을 주는 캐릭터가 아니라 눈에 띄지 않았고, 그 외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한 적도 없다. SBS의 ‘세상에 이런 일이’ ‘TV동물농장’ 등 예능형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패널 또는 보조 MC 등으로 방송활동을 이어온 게 경력의 전부다. 다만,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김생민이 출연한 프로그램이 하나같이 긴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김생민 역시 장기간에 걸쳐 고정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20여 년에 걸쳐 장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동안 김생민은 자연스레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남을 수 있었다. 큰 인기가 없어도 항상 고정적으로 방송에 모습을 보여준 연예인이며, 마침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평균 이상의 시청률로 순항해주니 적어도 방송인으로서 꽤나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온 건 분명한 일이다.

특히 ‘연예가중계’와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은 김생민의 출연작 항목에서 빼놓을 수 없다. ‘연예가중계’에서는 개편 때마다 MC들이 교체되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전문 리포터로 활동하며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쟁쟁한 경력 때문에 ‘연예가 중계’의 톱스타 인터뷰를 도맡아 처리하고, 인터뷰이로 들어오는 스타들로부터 “인터뷰어는 무조건 김생민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으며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인기 예능 출연하며 달라진 위상 입증

그러던 김생민이 최근에는 MBC ‘라디오 스타’와 JTBC ‘님과 함께 시즌2-최고(高)의 사랑’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보이며 달라진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김생민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던 사건도 있었다.

‘라디오 스타’ 방송 이후 불거진 논란이다. ‘라디오 스타’의 MC 김구라는 게스트로 나온 김생민의 경제관에 반기를 들며 난색을 표했다가 대중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철저하게 아끼면서 살아온 김생민의 실생활 관련 에피소드를 들으며 “뭘 그렇게까지”라는 식으로 받아치며 빈정거렸던 게 문제가 됐다. 어떻게 보면, 언제나 마찬가지로 상대 출연자를 깎아내리며 웃음을 주는 김구라의 개그 스타일이 좀 과했을 뿐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생민과 대중의 공감대를 건드린 건 큰 실수였다. 한편으로 지금 김생민이 보여주고 있는 캐릭터에 대한 대중의 지지도가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치솟는 인기와 함께 최근에는 MBC 새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에 전현무-이영자와 함께 MC로 캐스팅되기도 했다. 본인의 직업이 연예인이면서 인기 연예인을 따라다니고 인터뷰하는 리포터로, 항상 메인 MC를 보조하던 패널로 조연 역할만 하던 김생민이 인터뷰어가 아닌 인터뷰이가 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정달해 대중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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